2013년 6월 17일 월요일

아파트 면적 줄이는 재건축 나온다

1대1 재건축을 하고도 기존 면적보다 오히려 작은 평형을 배정받는 아파트가 나온다. 정부가 `5ㆍ10 대책`에 포함시킨 `1대1 재건축 시 기존 면적 축소`를 처음 적용받게 될 곳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삼익아파트로 그동안 답보 상태에 있던 1대1 재건축의 물꼬를 틀지 주목된다.

그동안 1대1 재건축은 면적 축소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어 사업 추진이 어려웠지만 5ㆍ10 부동산 대책으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주택 시장 불황으로 사업성이 크게 낮아진 강남권 대형 아파트를 개발할 `묘수`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면적을 줄이는 1대1 재건축이 추진되면 자기 집을 넓히는 것을 포기하는 대신 일반분양 물량을 늘려 분담금을 줄이거나, 오히려 차액만큼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어 조합원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대형 평형을 소유하고 있던 조합원들이 무조건 큰 평수를 받는 대신 거래가 비교적 잘 되는 `알짜 평형`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경기 불황으로 중대형 평형 선호가 크게 떨어진 만큼 중소형이 환금성은 더 높다.

강남의 132㎡(40평형) 아파트 소유자가 재건축 후 105㎡(32평형) 아파트를 배정받는다면 남는 27㎡만큼 분담금이 줄어든다. 3.3㎡당 3000만원만 잡아도 가구당 2억5000만원 안팎의 분담이 줄어든다. 주민들이 내놓은 면적은 일반분양분으로 전환된다.

가장 먼저 면적 축소 방식 1대1 재건축을 추진 중인 도곡삼익 재건축추진위원회는 공급면적 115㎡, 171㎡ 중 171㎡ 소유자가 재건축 후 면적이 줄어든 아파트에 입주하는 면적 축소 방식으로 재건축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국토해양부의 축소 허용 비율 정도가 나오는 5월 말 이후 추진위는 주민 여론조사를 실시해 이를 사업계획에 반영할 방침이다.

이 아파트는 이미 지난해 서울시 정비계획안 제출 때부터 153㎡ 104가구 중 절반을 넘는 56가구가 면적 감소를 원했다.

이옥자 도곡삼익 재건축추진위원장은 "자녀들이 분가한 상황에서 굳이 큰 평수가 필요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 "욕심을 줄이는 대신 살기 편하고 거래도 잘 되는 아파트를 만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면적 축소 허용 비율에 대해 "20~30% 수준으로 할지 더 많이 허용할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 반짝했던 강남재건축 된서리…DTI 빠져 거래 잠잠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정부의 5ㆍ10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강남 재건축 아파트 호가가 떨어지는 등 시장 반응이 차갑다. 사진은 송파구 한 공인중개소 주변 모습. <김호영 기자>

"일주일 전만 해도 하루에 5~6건은 매수 문의가 있었는데 오늘은 딱 한 건밖에 없네요."(서울 송파구 잠실동 S공인)

"정부의 대책 발표 당일 호가가 1000만원 떨어지더니 하루 만에 또 1000만원이 빠졌어요."(서울 강남구 개포동 S공인)

5ㆍ10 주택거래 정상화대책이 발표된 지 하루가 지난 11일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아파트 일대. 인근 L공인 관계자는 "대책 전후로 가끔씩 걸려오던 문의도 뚝 끊겼다"며 "이미 시장에 소문이 돌았던 정책들인 데다 굵직한 내용은 모조리 빠져 시장 분위기가 확 사그라졌다"고 전했다.

급매물로 나왔던 가락시영 2차 43㎡는 대책 발표 하루 만에 5억5000만원으로 오히려 호가가 500만원 떨어졌다.

2차 56㎡도 6억7500만원에서 500만원 떨어진 6억7000만원이 됐다.

잠실동 S공인 관계자는 "발표될 정책만 믿고 그동안 재건축단지에서 거래도 좀 이뤄지고 가격도 올랐었는데 이제 끝났다"며 "매수자나 매도자 모두 이번 정책이 약발이 없을 것이라는 걸 더 잘 안다"고 말했다.

주공5단지 119㎡도 호가가 1000만원 이상 빠졌다. 한 달 전 10억8000만원에 급매물이 거래된 이후로 좀처럼 매수세가 붙질 않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거래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며 조심스럽게 `바닥론`에 힘이 실리던 주택시장은 5ㆍ10대책 발표 이후 오히려 뒷걸음질하고 있다.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 수도권 일대 전매제한 완화, 2년 미만 단기 보유자 양도세 완화 등 정부가 시장에 선물보따리를 풀어놓았지만 정작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기 때문이다. 강남지역 부동산거래소들은 `혹시나` 했던 시장의 기대감이 변죽만 울린 정부대책에 큰 실망감을 나타내며 되레 투자심리만 위축시켰다고 지적한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당분간 시장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예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집값 반등의 진원지였던 강남ㆍ송파구 재건축단지도 잔뜩 풀이 죽었다. 정부 정책보다는 서울시의 방침에 더 큰 영향을 받는 재건축단지이긴 하지만 `반쪽짜리` 5ㆍ10대책은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

급매물을 빠르게 소진시키며 호가를 높인 정상매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던 매수세는 대책 발표 이후 자취를 감췄다.

개포동 S공인 관계자는 "그동안 호가가 많이 오른 탓도 있지만 정책이 알맹이가 없다 보니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버렸다"며 "이젠 급매물도 팔리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 달 새 가격이 7000만~8000만원가량 뛰면서 호가 6억9500만원을 기록했던 개포주공 1단지 42㎡.

지난 10일 6억8000만원으로 호가가 1000만원 떨어지더니 11일에는 다시 6억7000만원으로 몸값이 떨어졌다. 개포주공 2단지 공급 23㎡도 하루 만에 호가가 500만~1000만원 하락하며 4억9000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G공인 관계자는 "대책이 발표되면 매수 문의가 늘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전했다.

달아올랐던 재건축 매수세마저 다시 얼어붙으면서 일반 매물들은 여전히 냉기만 감돈다.

잠실엘스 1단지 109㎡는 현재 8억2000만~9억2000만원 수준. C공인 관계자는 "연초부터 형성된 시세인데 지난 4월 총선 때나 이번 대책 발표에도 전혀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총부채상환비율(DTI) 전면 완화나 취득세 감면과 같은 핵심 정책이 제외되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된 부동산시장의 기대를 전혀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앞으로도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변수가 별로 없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 면적 줄이는 1대1재건축…청담·이촌 삼익등 수혜

 기사의 2번째 이미지

정부가 `5ㆍ10대책`을 통해 1대1 재건축 시 아파트 면적을 종전보다 축소하는 방안을 허용함에 따라 1대1 재건축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정부가 면적 축소 방식 재건축 카드를 꺼낸 것은 재건축을 제외하면 서울시내에 신규주택을 공급할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인식 때문이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4년간 서울에서 공급된 주택의 50%가량이 재개발ㆍ재건축에서 나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개발할 수 있는 택지가 거의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재개발ㆍ재건축이 서울시 주택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서울시의 공공성 강화 방침으로 재건축 시장은 극도로 침체된 상황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내에서 1대1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곳은 10여 곳에 달한다.

이 중 강남구 청담동 소재 삼익아파트가 면적을 축소하는 대신 일반분양을 늘리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용이한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체 888가구 중 35%가 공급 151㎡를 넘는 대형으로 구성됐다.

조합설립인가 단계로 서울 강남 중심이라는 입지적 강점에 더해 대형 평형 면적을 일부 줄여 일반분양을 늘림으로써 사업부담을 줄이게 돼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용산구 이촌동 삼익아파트도 이번 조치로 재건축 추진 시 좀더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 총 252가구로 가구 수도 적을 뿐 아니라 전체의 29%인 72가구가 대형인 161㎡라 조합원별로 면적 축소를 택하는 사례가 많을 것으로 관측된다. 서초구 잠원동 한신2차 역시 이번 대책의 수혜주로 꼽힌다. 148~165㎡ 대형 평형대가 250여 가구로 전체의 15%가 넘는다.

1대1 재건축을 추진하는 대표단지들이 대부분 서울 강남 소재한 고가 아파트라는 점은 변수다.

박합수 국민은행 PB부동산팀장은 "부자일수록 집 면적을 줄이는 데 부정적"이라며 "10억원이 넘는 고가아파트 소유자가 자기 집을 축소하면서 재건축을 추진하는 사례가 얼마나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 <용어설명>

1대1 재건축 : 보통의 재건축과 달리 일반분양이 없는 방식의 재건축 방식을 말한다. 재건축을 통해 용적률이 늘어날 경우 늘어난 용적률의 일부를 임대주택으로 공급해야 하므로, 총 가구수는 늘어날 수도 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